레이아웃 3쿠션 경기가 뭔가요?

아주 간단합니다.  자기 차례가 되었을 때 처음 스트록에서 다음의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1. 공이 놓여있는 모습 그대로 3쿠션을 시도해도 좋고
  2. 직접 맞히건, 1쿠션으로 맞히건 관계없이 공2개를 모두 맞힌다는 조건으로 공의 배열을 내가 원하는대로 조정하는 기회를 가진 후에 3쿠션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공의 배치를 앞사람으로부터 물려받은 상태 그대로 쓰는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배치가 되도록 직접 만든다는 의미에서 그 샷의 이름이 '레이아웃(Layout) 샷'이에요.   레이아웃 샷은 매 이닝마다 자기 차례의 첫번째 샷에서만 할 수 있습니다.

그럼, 공2개를 다 맞히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요?
자기 차례가 허무하게 끝난거죠. 이제 다음 사람이 칠 차례가 된겁니다. 직접이건 원쿠션이건 투쿠션이건 관계없지만  아무튼 목적구 2개를 모두 맞혀야 합니다

3쿠션을 시도하는지 레이아웃 샷을 시도하는지 말해야 하나요?
아뇨.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칩니다.  공식대회의 경기에서는 그런 말을 하면 벌점도 받아요.  불필요한 말을 함으로써 상대방의 집중력을 혼란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악동 친구사이에서는 '살살 약올리기 작전'의 재미가 있을 수 있지만, 그 이외의 경우에는 3쿠션 경기의 매너에 어긋나는 행동이니 주의해야 합니다.

만일 직접 맞히려고 쳤는데   3쿠션으로 맞으면요?
1득점으로 출발한거죠. 레이아웃 샷 없이 바로 3쿠션 득점으로 들어간 것이니, 이제부터는 계속 3쿠션의 득점을 노리고 경기하면 됩니다.  그래서 결국 자기 차례에서 처음 친 것은  '2쿠션으로 맞추려다 3쿠션으로 맞아도 되고'    '3쿠션 노리고 쳤다가 2쿠션으로 맞아도 된다'는 얘기입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이 레이아웃 샷이라는걸 왜 하죠?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겨루는 방식으로 인해서 지금까지의 모든 당구대회를 1대1 대항전으로 해야만 했는데,  이런 한계 때문에 온갖 문제들이 생겼거든요. 그래서 1대1로 시합할 수밖에 없었던 한계를 이제부터 바꾸려는 것이에요. 3쿠션 경기에서 '수비' 부분을 제거함으로써 내 앞에서 누가, 공의 배치를 어떻게 남겨놓아도 아무 상관이 없어지게 하는 겁니다.

앞사람이 공을 어떻게 남겨놓아도,  공의 배치를 내가 조정해서 치면 그만이니까요.

결과적으로 이제부터는 한 조에 몇명이 경기해도 되죠. 앞사람이 누구냐 또는 뒷사람이 누구냐의 문제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몇명이 경기해도 경기의 공정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지는거죠.  예전에는 대진표에 따른 시합운도 크게 작용했지만, 이제는 대회성적이 100%  공정하게 결정되는 경기가 되는 겁니다.

한 조에 여러명이 경기하면 뭐가 달라지나요?
모든 선수들이 1대1로 시합하는건 경기의 수가 너무 많아서 대회의 주최자에게도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에게도 시간과 비용의 부담이 큽니다.  우수한 선수들이 중간에 탈락해서 팬들의 흥미가 떨어지는 일도 자주 생겼었고,  도중에 아무리 멋진 경기를 해도 그 선수가 중간에 떨어지면 아무 의미가 없었고....   등등  아주 많은 문제가 있었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1대1 경기방식은 TV에서 전체 경기를 생방송으로 중계할 수가 없어요.  현실적으로 완전히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리고  8강전~결승전을 제외한 다른 경기들은 순위를 결정하는 데에 별로 의미가 없기 때문에 , 방송사 입장에서는 전체 경기를 생방송으로 중계할 필요성 자체가 없기도 하지요.

TV가 전체경기를 중계할 수 없으니 광고나 후원사가 잘 연결되지 않고,  광고나 후원사가 잘 연결되지 않으니 당구대회의 상금액이 커질 수 없고,  상금액이 커지지 않으니 선수들이 생활과 훈련을 병행하는 데에 여러가지 부담이 커지고,  이런게 쌓여서 당구를 직업으로 택하려는 지망생이 늘지 않고,  당구용품 시장의 발전이 더디고...... 문제점이 워낙 많아서 다 쓰기가 어려울 정도네요.  이하 생략할게요. ^^

그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위에서 말한 문제의 대부분을 해결하거나, 또는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한 조에 몇명이 편성되어도 문제가 없으니까 대회진행이 빨라지고요,  선수들이 동시에 시작해서 동시에 끝나는 대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골프처럼 1라운드 2라운드 3라운드의 성적을 더해서 전체 순위가 한꺼번에 나오는거죠.  이런 방식이기 때문에  실력있는 선수가 중간에 탈락하는 일도 거의 없을테고요.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차이점이라면...

짧은 시간에, 그것도 '정해진 시간'에 경기를 끝낼 수 있다는 것은  당구대회를 TV등의 매체에서 생방송으로 중계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도, 직접 관전하는 갤러리도, TV로 감상하는 시청자도  대회가 끝나는 시간을 모두 알면서 참가하고 즐기게 됩니다.  그것도 스피디한 진행으로 1시간30분 정도의 시간만으로요.   바로 여기서부터 당구계가 지금까지 짊어지고 있었던 많은 문제들이 풀리기 시작할거에요.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레이아웃 3쿠션 경기를 만든거에요?
아뇨 아뇨 ㅎㅎ   레이아웃 경기방식 자체의 재미도 대단합니다.  공의 배열을 자기가 마음대로 조정하는 맛이 상당히 짜릿하거든요.  4구 경기를 좋아하는 분이나 또는 3쿠션에서 연타로 다득점하는걸 재미있어하는 분들이 바로 '포지셔닝=레이아웃'을 즐기실 분들이죠.

그래도 저는 좀 낯선데요. 아직은 뭔가 어색하고요.   선수들 말고 우리 일반인들에게는 뭐 달라지는게 없나요?
네 맞습니다. 아직은 낯설거나 어색한거죠. 아주 잠시동안요.  그리고 많은게 달라지죠. 일반 동호인들에게도 아주 아주 많은 것들이 달라집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서로의  3쿠션 점수를 정확히 알 수 있다'는게 가장 큰 변화죠.

지금처럼 전국의 모든 당구장에서 점수가 제각각으로 오리무중이거나,  심지어는 같은 당구장에서도 함께 어울리는 사람끼리만 서로의 점수를 수긍하며 경기하는게 아니라 전국의 모든 당구장에서, 모든 3쿠션 동호인에게,  동일한 기준으로 만든 당구점수가 나오게 됩니다.

16이닝에,  공의 배열을 조정해서 득점하는 능력이 평균 몇점이냐 로 통일되는거죠.  새로운 당구문화의 첫 출발점이 될겁니다.  전국의 어느 당구장에서나 모두 같은 기준으로 정한 당구점수를 가질 수 있게 되니까요. 그리고 이 평균점수를  L3C사이트에서 누적된 데이타와 함께 인증하고 게시하기 때문에 누구나 처음 본 사람과도 서로 그걸 확인함으로써 아주 개운한 마음으로 공정한 경기를 시작할 수 있게 되는겁니다.

지금은 어떤 사람이 25점을 친다고 했을 때,  '그 점수가 진실인지' ,  '설령 정말로 25점 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가 수비가 강한 당구장에 다니면서 정한 점수인지'  등등의 아주 복잡하고 찜찜한 잡생각들이 꼬리를 물며 당구칠 기분을 쪼그렸었지만, 이제는 그런게 깨끗이 지워지는겁니다.   전국 어느 당구장에 가건, 거기서 같이 경기하려는 사람의 점수를 스마트폰 앱을 통해 서로 쉽게 확인하고 경기를 시작할 수 있게 됩니다. 수원 사람이 울산에 출장가서도 아무 당구장이나 마음 편히 들어가서 게임할 수 있게 되는겁니다.

16이닝요?  왜 16이닝이죠?  자기 점수 치는거 아닌가요?
레이아웃 3쿠션은 '정해놓은 점수에 빨리 도달한 사람'이 이기는 종목이 아니라,  '16이닝동안 누가 더 많이 득점하느냐'로 승패를 정하는 종목이에요.  16이닝 평균득점으로 20점인 사람이 평균득점 17점인 사람에게 3점을 주고 시작해서, 16이닝이 끝난 후에 누구의 득점이 더 많은가를 따지는거죠.

16이닝으로 정한 이유는 경기의 시간 때문이에요. 이닝의 수가 4의 배수여야 하는데, 16이닝보다 작거나 크면 소요시간이 적절하게 편성되지 않거든요.

그럼 동점이 나오면 어떻게 순위를 정해요? 
우승자를 가릴 때는 3이닝씩 반복해서 연장전을 하거나 또는 카운트백 방식으로 정합니다.

물론 1등이 동점일 때 어떻게 정할건지는 대회를 시작하기 전에 미리 공지해야 하고요.

그런데 연장전이 있는 경우에도 누가 초구인지를 카운트백 방식으로 정하기 때문에 어쨋건 '카운트백 방식'이 무엇인지는 알고 계셔야겠네요. 후반의 성적이 더 우수한 경기자가 더 높은 순위를 가지게 하는 방식이고요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다수의 라운드로 구성된 대회일 경우 최종 라운드 득점의 합
2) 최종 라운드에서 3-4 디비전 득점의 합
3) 최종 라운드에서 4 디비전 득점의 합
4) 최종 라운드 16이닝의 득점 - 15이닝의 득점 ............ 1이닝의 득점 순서로 1이닝씩 비교
5) 이상의 성적이 모두 같은 경우 그 직전의 라운드에서 1) ~ 4) 순서로 비교
6) 1라운드부터 최종라운드까지 모든 이닝의 득점이 같은 경우 연장자의 승리

이런거 물어도 되나요. 저.... 즉방에도 적용할 수 있어요?

아. 네... 이런거 답해도 되나 모르겠네요. ㅎㅎ

물론이죠. 레이아웃 3쿠션은 사실 즉방이라고 불리는 게임에 최고로 어울려요. 자기가 배치를 조정한 후에 연이어 몇득점하느냐로 경기하기 때문에,  앞사람이 누구고 그 사람이 공을 어렵게 남기는지 마는지...  또는  뒷사람이 누구고 그 사람에게 공을 어떻게 넘겨야할지를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나를 골탕먹이려고  누가 서로 작전을 짜고 들어온건지도 신경 쓸 필요가 없죠.

서로 분명히 알고 있는 당구점수를 기초로 해서,  다른 변수 없이 오직 그날 컨디션이 좋고 꾸준히 잘 친 사람이 이기겠죠.  말 그대로,  깨끗하고 공정한 즉방게임이 됩니다.  즉방게임을 레이아웃 방식으로 해보신 후에는, 레이아웃 없이 즉방게임하자는 사람을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보시게 될겁니다. 불투명한 뭔가를 획책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테니까요.   장담합니다.  ^^

대회에서는 어떻게 경기하나요?
친구끼리 즐길 때와 달리, 공식 시합으로 레이아웃 3쿠션을 경기하는 데에는 몇 가지 지켜야 할 것이 있습니다.   1대1로 겨루는 매치플레이에서는 경기의 조건이 서로 상대하는 두명에게 똑같으면 되었지만,  레이아웃 3쿠션 경기는 경기의 조건이 모든 선수들에게 공정해야 하죠. 1대1 승부가 아니라 참가선수들 전체의 순위를 가리니까요.

그래서 레이아웃 3쿠션의 공식 대회는 당구테이블을 옮기면서 경기합니다. 어떤 선수는 기능이 잘 발휘되는 테이블을 사용하고 또 어떤 선수는 그 반대의 경우라면 불공정하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매 이닝마다 테이블을 옮겨 다닌다면 너무 불편하기 때문에 한 테이블에서 경기하는 몇 이닝씩 묶어서 덩어리를 만드는데 그 덩어리를 디비전(Division)이라고 부르고요, 공식 대회는 4이닝씩 1디비전으로 묶어서 총 16이닝 4디비전으로 1경기(1라운드)를 편성합니다.

1) 4이닝씩 1디비전을 경기한 후 다른 당구테이블로 이동하는 방식이고
          총 4개의 테이블에서 16이닝 4디비전을 경기하는 것이 1라운드다.

하지만 이 부분은 경기위원회가 융통성 있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이제 많이 보급되긴 했어도 아직까지 3쿠션 경기용 당구테이블(대대)를 4대 이상 설치한 당구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위원회는 미리 공지해서 2개의 테이블을 사용하는 등으로 재량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조별로 테이블을 배정하는 것은 위원회가 합니다.
예를 들어 8개의 테이블이 있는 경기장에서 60명이 4인 1조 총 15조로 경기하는 경우에 '1부 1~8조, 2부 9~15조'로 하고 추첨을 통해 1조가 경기하는 테이블을 뽑으면 나머지 조는 순차적으로 테이블을 배정받습니다. 1조가 3번테이블을 배정받았다면 2조는 4번테이블 3조는 5번테이블..... 8조는 2번테이블로 배정받아서 경기를 시작하는거죠. 1디비전이 끝나면 각각 다음 테이블로 이동합니다. 모든 선수가 모든 테이블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기의 조건을 누구라도 인정할 수 있도록 최대한 공정하게 처리한다는 취지입니다.

2) 추첨을 통해 1조의 테이블을 정한 후, 조별로 순차적으로 배정합니다.
이제 선수들은 위원회가 정한 순서에 따라 1이닝을 시작합니다. 오너(그 조에서 첫번째로 치는 사람)가 초구배치로 놓인 공으로 3쿠션을 시도하는 것이죠. 오너가 득점에 실패한 후 2번째 경기자부터는 첫 스트로크에 '레이아웃 샷'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대로 3쿠션을 시도해도 좋고요.  그 테이블에서 4이닝을 끝내면 이제 1디비전이 끝난겁니다. 옆 테이블로 옮겨서 다시 4이닝을 시작하고.... 이렇게 진행합니다.